[단독] 일제 치하 日警, "범부 '김정설'을 '김기봉'으로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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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일제 치하 日警, "범부 '김정설'을 '김기봉'으로도 알고 있었다"
  • 和白新聞(화백신문)
  • 승인 2023.08.1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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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신문,범부 관련 일제강점기 문건 입수
조선총독부,부산경찰서장에게 기미육영회 조사 지시
범부,기미육영회 출범 전 日 유학 가
일경,동경조선인유학생학우회 동향 조사...범부,'낙동강동지회' 소속 활동
범부 이름 '정설' 및 '기봉'으로 파악해...본명 '기봉' 일경에서 최초 드러나
한국데이타베이스
일경 비밀문건에 등장한 '범부'
일제 강점기 1920년5월4일 부산경찰서장이 작성한 범부 김정설에 관한 동향 문건(문서번호 고경제(高警第) 12653호:비수(秘受)수 05360호)에는 그가 일본 유학 중이라고 돼 있다.고경(高警)은 '고등경찰' 준말로 즉 현재 '정보경찰'을 의미한다./국사편찬위원회 국외항일운동 자료 일본외무성 기록

경주 출신으로 대한민국이 낳은 위대한 사상가이자 철학자,민족주의자였던 범부(凡父) 김정설(金鼎卨.1897~1966-이하 범부) 선생에 관련된 일제 강점기 문건이 발견됐다.

이 문건은 당시 일본 경찰에 의해 작성된 것이어서 상당한 가치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일제가 ‘신비의 인물’,‘미스테리한 조선 청년’으로 봤던 범부.

그동안 국내 학계에서 조차 범부의 사상과 업적을 연구하면서 일제 강점기 관련 구체적인 자료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해방 이후의 관련 자료는 상당량이 노출된 상태다.

이번에 발견된 범부 관련 문건은 일제 일경(日警)의 공식 문서이어서 항일운동사을 연구하는데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받을 전망이다.

또한 범부과 관련된 당시 항일지사들의 행적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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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장은 '기미육영회'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라"
일본 육군성에도 보관 중인 기미육영회 문건 / 한국데이타베이스

본지가 입수한 기미육영회(己未育英會) 문건이다. 기미육영회는 1919년11월15일 백산(白山) 안희제 등이 출자해 부산에 만들어진 '백산상회'와 관련 육영단체다.

일제 강점기 대정9년5월8일(1920년5월8일) 조선총독부 경무국의 지시에 따라 부산경찰서 서장이 작성해 보고한 기미육영회 문건이다.

여기에는 경상남도 부산지역 자산가(資産家)가 경영하는 무역상(貿易商) 백산상회 관계자 발기...'기미육영회'에 대한 조직,조선인 청년 중 수재선발(秀才選拔),학비 지급, 목적,기미육영회 회원 등에 대한 구체적으로 조사돼 있다.

특히 이 문건에는 기미육영회가 선발한 조선청년 일본유학생 명단(전진한-이병호-이제만-문시환)에는 본적과 이름이 나와 있는데, 범부의 본명인 '김기봉'이 아닌  그가 10대 부터 쓰던 이름인 '김정설'과   현재 유학중인 자(現在 留學 中 者) 로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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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대한민국 미래를 예측한 위대한 사상가
일제 강점기 日 정계 거물인 도야마 미쯔루가 주목한 범부.당시 범부의 천재성이나 민족의식에 대해 日측이 경계했을 가능성도 높다.

더욱이 일경이 파악한 기미육영회 도일 유학생 ‘명단’을 보면 범부의 본적이나 주소 등 구체적인 정황은 없고, 단순히 경상북도 경주 출신(慶尙北道 慶州 出身)으로만 명시했다. 또 일본 소재  전문대학 '영어 준비과'에 유학 중이다고 돼 있다. 

이를 통해 기미육영회의 1차 일본 유학생 인원이 확인됐고, 다만 범부는 이병호 등 4명과 함께 도일한 것이 아니며, 범부 혼자 먼저 일본으로 간 것이 드러났다.

또 범부가 일본 유학 중 현지 활동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힌 문건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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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의 본명을 '김기봉'으로 파악한 日 고등경찰 정보력
 범부가 일본 유학 중 경상도 출신 학우회인 '낙동강동지회' 소속으로 파악했다./공훈전자사료관

일본 고등경찰요사에 따르면 일경은 大正8년2월8일(1919.2.8.) 조선인동경유학생학우회(東京朝鮮人留學生學友會) 관련 동향(動向) 문건을 작성했다.

이 문건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일경이 일본 현지에서 유학 중인 '조선유학생'들의 활동에 대해 세밀하게 감시 및 관찰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에는 범부가 경상도 출신 학우회(學友會)인 낙동강동지회(洛東江同志會) 소속으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문건에는 범부의 본명(本名)인 김기봉(金基鳳)으로, 현지 소속 대학을 동양대학(東洋大學)으로 표시했다.

그동안 범부의 본명은 ‘김정설’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제 치하 일경은 범부의 '제적원부'에 등재된 이름인 ‘김기봉’을 알고 있었다는 것은 획기적인 사실이다.

이외 일경은 범부가 10대 초에 자작(自作)한 이름인 ‘정설’로도 파악하는 등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두루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前 경상국립대 안동준 교수는 “근대기 인사들은 본명보다 호(號) 또는 아호,별칭을 사용했다.범부의 경우도 '정설','범부' 등으로 불려졌지만,일제가 '기봉'이란 본명을 알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범부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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