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소망, "하나 됨을 파자(破字)로 독특하게 구성"

지난해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냉전의 기운이 감돌고, 국내에서도 남북 여야 노사 등 많은 갈등과 여러 대형 참사(慘事)로 답답하고 안타까운 한 해였습니다.
계묘년 토끼의 해 신년화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가 되었으면 하는 기원을 담아 아래와 같이 그렸습니다.
1. 앞을 향해 뛰는 토끼 그림 안에는 온갖 서로 다른 색을 의미하는 오방색(五方色)과 오간색(五間色: 오행의 상극 관계의 색을 1:1로 섞은 색) 총 10가지 색으로 ‘토끼 묘(卯)’자를 7-8자씩 적었습니다.
묘(卯)’자의 갑골문(甲骨文)부터 금문(金文: 상주시대 청동기에 새겨진 글자)을 거쳐 변해가는 글자의 형태를 색별로 3-4층의 레이어들 주고 적었습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생각들이 하나로 어울리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은 것입니다.

2. 토끼 주변의 화면에는, 먼저 ‘토끼 묘’자의 갑골문 금문 등 시대순으로 변하는 모습을 담은 총 25자의 한자를 써놓았습니다. 이 글자들은 화선지 앞쪽에서 우유를 이용해서 써놓아, 그림이 완성된 후에 은은하게 드러나게 하였습니다.
3. 화선지 뒷면에서는 우리 모두의 새해 소망과 기원을 한글로 파자(破字: 초-중-종성을 해체하여 씀)하여 적었습니다. '파자' 된 한글은 먹의 농담을 달리하여 구성적 요소로 사용된 것일 뿐 구체적 내용을 읽기는 어려우실 겁니다.
올해는 서로의 다름이 갈등의 시작점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새로운 지혜를 찾아가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도 뜻한 대로 이루시고 건강하시실 기원합니다!
2023. 1. 1 새해 아침 선유동(仙遊洞)에서
일죽(一竹) 우실하(禹實夏)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