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속에 '보건소장'이 장기간 공석(空席)인 경주시"...시민사회 불신 초래하는 보건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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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속에 '보건소장'이 장기간 공석(空席)인 경주시"...시민사회 불신 초래하는 보건행정
  • 윤효중 기자
  • 승인 2020.02.2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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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장 지난해 10월 퇴임...2차례 공모 부적격
지난 12일 3차 공모...코로나 확산되자 뒤늦게 공모하는 '뒷북보건행정'
보건소 내부, 의사 비토 분위기...소장직 차지하기위한 '인사 흔들기' 일 수도
시민사회, 상가(喪家)에 '상주'없는 격
보건소장 '부재' 속에 연일 코로나 브리핑을 하는 주낙영 시장  / 경주시
보건소장 '부재' 속에 연일 코로나 브리핑을 하는 주낙영 시장 / 경주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정부를 비롯 일선 지자체들이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

정부 수립 이후 이같은 내환(‘內患)’을 겪기는 처음이고 이 중심축에는  ‘보건당국’이 있다.그래서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주무장관,광역단체장,지자체 장의 담화문 발표장에는 필히 ‘보건 책임자’ 가 배석한다.

경북권으로 휘몰아친 코로나가 경주에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가 얼어 붙었다. 매일 긴박한 상황이 터지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 보건행정 책임자인 ‘보건소장’이 장기간 공석(空席)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 코로나 브리핑장에도 보지이지 않는 '보건소장'

코로나 이후 연일 주낙영 경주시장은 일일 상황을 언론 브리핑을 한다.

그런데, 당연히 이 자리에 배석해야 할 경주시보건소장(지방의무 서기관)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시민 최 모 씨(성건동‧55)는 “코로나 사망자는 물론 확진자 증가 여지까지 있는데 보건소장이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고 비난했다.

현재 보건소장은 의료과 무관한 ‘일자리창출국장’이 직무 대행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 취임이후 지난 해 10월 최양식 시장에 의해 임명된 김장희 보건소장(의사)이 퇴임했다. 시는 후속조치로 지난 해 9월과 10월 두 차례 공모를 했지만, 공모자의 ‘결격사유’로 인해 임용이 불발됐다.

코로나 확산 속에 보건소장 '구인' 공모내는 한심한 경주시

그리고 코로나 발병이후인 4개월 지나 지난 12일 3차 공모를 내는 등 보건행정체계 난맥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시민 강 모 씨(62‧성건동)는 “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가적으로 비상상황인데, 보건소장이 부재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렇다면 의사 면허도 없는 보건소 직원이 여지껏 시민들을 진료하는 것이 아닌 가” 라면 꼬집었다.

보건소장은 지역에서 대형 ‘인재사고’ 가 발생했을 때, 초등단계 ‘판단조치’ 역할을 한다. 다시말해 인명사고 피해현장에서 환자의 경상,중상 등으로 분류하는 현장 판단의 최초 책임자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도 보건소장 부재에 해명을 묻기 위해 ‘인사위원장’인 이영석 부시장에게 수차례 통화 시도를 했지만, “회의 중이다” 는 말 뿐이었다.

일각에서는 경주시가 보건소장을 의사가 아닌 ‘간호’ 등의 직렬의 공무원을 임명하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환경법 제13조에 따르면 보건소장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보건소장을 임용한다. 다만,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 중에서 임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지방공무원 임용령」 별표 1에 따른 보건ㆍ식품위생ㆍ의료기술ㆍ의무ㆍ약무ㆍ간호ㆍ보건진료(이하 '보건 등' 이라 한다) 직렬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주시는 ‘3차’ 공모에서도 ‘적격자’가 없을 경우 내부에서 승진 또는 이동을 시켜야 만이 공백을 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보건소장 자리를 두고 내부에서 자체 승진을 하려는 조직적인 움직임도 엿 보인다” 는 분석을 내놨다.

또, 시청 내부에 정통한 인사는 “보건소장은 보건소 전체를 관리하는 역할이기에 굳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가능하며, 내부 승진을 통해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것과 직원 사기진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의사직든 간호직든 시민 보건행정을 책임지는 중요한 공직이 장기간 공석이다는 것에 대해선 비난을 받아야 한다.

10명의 사망자와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마우나 오션 참사 현장
10명의 사망자와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마우나 오션 참사 현장

 

마우나오션 리조트 참사 때 보건소장 '의사'아닌 보건직 현장 지휘

한편, 지난 2014년 2월 17일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 리조트' 강당 지붕이 무너지면서 부산외국어대 학생 등 10명의 사망자와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대형인명사고가 있었다.

그 당시에도 경주시보건소장이 '의사' 가 아닌 '보건직'이어서 초기 현장 대응이 부실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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