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死地)에서 탈출"..."의료인 꿈 이뤄"...경북 코로나 극복 '주역',김미경 김천의료원장 책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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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死地)에서 탈출"..."의료인 꿈 이뤄"...경북 코로나 극복 '주역',김미경 김천의료원장 책 발간
  • 윤효중 기자
  • 승인 2020.09.14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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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한번 더 시작합니다"
대학2년 때 교통사고로사경(死境) 헤메...의사 환생(還生)
김천 등 경북서부지역 코로나 대응 현장 '여성' 지휘관 수행...타 지역 비해 사망자 적어
'인연'-'필연',...사랑'으로 뭉쳐 코로나 극복 현장 '동행'으로
어머니의 주문은 "숨만 쉴 수 있으면 살아 있어 달라"(본문 중). 트럭에 부딪쳐 사경을 헤맸던 김 원장은 의료인의 꿈을 성취했고, 현재까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길을 걷고 있다  / 윤효중 기자
어머니의 주문은 "숨만 쉴 수 있으면 살아 있어 달라"(본문 중).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맸던 김 원장은 의료인의 꿈을 성취했고, 현재까지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길을 걷고 있다 / 윤효중 기자

"지난 5년간 혁신을 거듭한 결과, 코로나 19를 맞아도 환자들을 '집단지성'으로 지켜 낼 역량을 갖추었다."(저자 김미경)

경북 서부지역 코로나 확산 방지와 감염예방에 성공을 거두었던 김미경 김천의료원장이 이 와중(渦中)에도 틈틈히 쓴 글을  책으로 출간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의료 경영전략가'인 김 원장이 발간한 책의 제목은 “사랑,한번 더 시작합니다”.

먼저, 이 제목에서 '확' 다가오는 것은, 저자(著者)가 ‘의료인’이다보니  코로나 사투의 현장 지휘관으로서 부대원(병원 구성원)들과 험지(險地)에서 주야없이  '땀범벅'된 일상을 함께 했다는 것으로 느끼게 한다.  또한,코로나 속에서 핀 끈끈한 동지애(同志愛) 그리고 단합을 '사랑'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한다.

특히, ‘고난의 행군(行軍)’을 묵묵히 수행한 병원 구성원들에 대한 감사(感謝)도  책 '제목'을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보여진다.

이에 대한 평가와 성과는 저자가 근무하는 김천의료원이 김천 등 경북서부지역에서 ‘괴물’ 코로나도 숨을 숙였다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다. 더욱이 이 대응에 있어   의료진을 비롯 간호사, 병원 전 관계자 등의 혼연일체(渾然一體)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고, 이 중심에는  '리더'인 저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응 과정 역시 의료 관계자들의 '필연적 의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외부가 지켜보지 않는 음지(陰地)의 선행을 이끈 주역들, 그리고 고초를 겪었던 확진자(確診者)들도 이 책에 등장했다. 따라서  이 책은  코로나 사태 이후 과정에 생산된  의료계 사료(史料)로서도 가치가 있을 정도다.

2020년 초 국내 의료계를 초긴장 상태로 돌입시킨 코로나 출몰(出沒) 당시 분위기를 저자는 이렇게 적었다.(147p)

"2020년2월19일,멀리서 시커먼 파도가 밀려오는 듯하다. 오늘 김천의료원에 진료 받으러 온신 환자분이 904명이다. 대구에서 코로나 19 ‘31번 확진자’가 지역의 방역을 뚫고 나온 뒤로 ‘외래환자’ 중에 분명 코로나 ‘확진자’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월 말 부터 의료원에 오시는 모든 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서는 출입문을 열고 들어올 수 없게 일단은 ‘차단’하고, 전 직원은 마스크 착용은 물론 손 소독제로 철저히 방어하지만 불안하다. 전체 진료공간을 매일 소독하고 준비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이 내용을 통해 확인된 것은, 매일 갖은 질병을 접하는 '의사'이지만, 이 코로나에 대해서는 상당히 긴장했다는 것을, 더불어 다가올 그리고 후폭풍이 단시간에 소멸(消滅)되기는 어렵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대구 남산여고,영남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를,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원장.

지난 2015년2월 김천의료원장 부임에 앞서 그녀는 경주시 보건소장으로서 17년간 장수(長壽)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장수’ 역시 그녀의 탁월한 ‘리더쉽’과 능력없이는 불가능했으리라...

그렇지만 저자의 개인적인 사실관계도 이 책에 녹아 있다.

 이를 애둘러 표현한 소제목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6월 어느 날”이다. 건널목을 건너다가 달려오는 트럭을 미쳐 피하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다는 그녀.

의대생 향후  의료인을 꿈 꿨던 20대 청춘. '불의 사고'로 그 꿈이 물거품이 되는 그 순간을  기록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슬픔과 고통을 한꺼번에 가져다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사망(死亡)하지 않은 게 기적(奇蹟)이라는 말은 살 수만 있다면 뭐든 포기(抛棄)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래서 난 그날 살기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사지(死地)를 넘나들었던 저자였기에 의료인으로서 성공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코로나 19 현장인 김천의료원 운영에 있어 그녀는 ‘전략적 전술’을 발휘했던 것이다.

김 원장은 “김천의료원을 집단지성(集團至性)의 승리로 이끌어 냈고,이 과정에는 전 구성원의 합심(合心)없이는 불가능했다” 고 했다. 이어 "휘몰아 치는 코로나 속에서도 김천의료원이 굳건했던 것은 400 여명의 구성원이 '사랑'으로 뭉쳐있었기  가능했다" 고 덧붙였다.

비단, 그녀의 근무지를 포함해 국내 전 코로나 사투 현장에서 함께한 의료진에 대한 멘트가 인상적이다.

“인연(因緣)은 우연(偶然)을 가장한 필연(必然)이라지요. 그 인연을 '사랑'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은 보폭을 맞춰 함께 걷는 것, 그 동행(同行)은 행복했습니다. 우리의 인연에 감사합니다”

어쨌든 코로나 19 대응과 극복, 성공의 주역은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이 속에는 ‘김미경’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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