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지칼럼] 총선, 마음이 무거운 이유···경주시민을 '卒'로 보는 미래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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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지칼럼] 총선, 마음이 무거운 이유···경주시민을 '卒'로 보는 미래통합당
  • 화백신문 대표 윤종현
  • 승인 2020.04.1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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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공천사태, 경주 '돌발기질' 자극···경주시민사회, '종속관계' 요구 반발
법과 원칙 위반하면서 경주시민동참 요구는 '이율배반'
MB정부 실세 정종복, '경주기질'에 부딪쳐 총선 '연패'
경주 정서 ,정치권 무관···자존심과 권리는 '표'로 보일 듯
화백신문 대표 윤종현

내일이면 21대 총선이 마감한다. 결과가 분명한 것은 당선자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여당이던 야당이던 희비가 엇갈릴 것이며, 이후 국내 정국의 방향성도 또 달라질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가장 극심한 좌우 대립 그리고 국내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 혼란을 일으킨 코로나 19 사태 속에 개최됐기 때문이다.

이 선상에서 '경주 총선' 역시 이와 유사한 점이 많다.

신라 천년고도의 정서는 보수(保守)라는 견고한 철옹성(鐵甕城)이 구축돼 있다. 하지만 때로는 돌발기질(突發氣質)도 잠복되어 있다는 것인데 이를 선거의 권리인 표(票)를 통해 표출하곤 했다.

이를 분석하자면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곤 할까 또는 삼국통일을 한 통일시민의 '자존심'일 까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현재 경주 분위기는 문재인 정부가 독주를 하던, 황교안 대표가 향후 대선주자가 되던, 미래 상황을 예측하지 않으려 한다.

그 '기질'에 불을 붙인 것이 미래통합당 '공천'이다. TK권의 현 정부 불신 풍조와 무관하게 경주만의 사회는 오기(傲氣)가 발동된 것 같다. 이 상황이 어떤 표심(票心)으로 연결될지는 의문이다.

경주 기질 사례다. 이명박 정부 시절 치뤄진 18대 경주 총선과 재보선에서 압도적 당선(當選)이 예상된 한나당 정종복 후보(현 무소속).

당시 여론조사는 그가 2등과 배 이상 차이 날 정도의 당선 가능성으로 확인됐다. 특히 MB정부 실세였다보니 중앙당으로 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두번의 결과는 이를 뒤집고, 정 후보가 '연패'했고, 창피할 정도로 수모를 겪었다.

당시 유권자 입장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출중한 정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정서'와 '표심'은 정반대였다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표심은 정종복이란 캐릭터에 대한 반감으로 '기표'했다.

더욱이 당시 친박연대 김일윤 후보, 그리고 정수성 후보가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정종복’ 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깔려있었고, 경주의 기질이 작동(作動)된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역전드라마가 이번에 재현될 조짐이 있는데, 결과는 미지수다.

'경주기질'을 자극한 것은 미래통합당 공천이다.

미래통합당은 현역인 김석기 의원을 ‘컷오프’시키면서 박병훈 후보를 공천했다.

그런데, 이 공천을 불복한 김원길, 김석기 등 2명이 공관위와 최고위를 상대로 거센 공격을 하자 박병훈을 ‘낙마’시키고 다시 여론조사를 통해 김석기를 최종 공천자로 확정했다.

이 결과에 대해 ‘수권정당’이라는 미래통합당을 향한 경주시민의 눈은 불신(不信)으로 가득찼다. 특히, 경주시민이 선택한 후보에 대해 정당이 그들만의 잣대에 의해 일방적으로 파괴하고 새로운 후보 선택을 요구하는 것은 이율배반(二律背反)보다 더한 졸(卒)로 봤다는 것이다.

나아가 미래통합당은 입만 띠면 ‘법과 원칙’, ‘문재인 정부 심판’ 구호를 외쳤다. 그런데 그들이 ‘반칙’을 해 놓고 경주시민에게 수긍하고 동조하라는 것은 '갑질'보다 더한 '종속관계(從屬關係)' 요구일 수 있다.

최근 공천권을 빼앗겨 불출마한 박병훈씨가 선거사무실 정리했다. 이 현장에 무소속 정종복 후보가 방문해 그를 위로했다. 특히 정 후보의 부인이 박씨의 부인 김덕희 여사와 부둥켜 우는 장면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정 후보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정종복 후보와 부인이 박병훈 후보 선거사무실 정리 현장을 찾아 박 후보 부인 김덕희씨를 위로하고 있다
정종복 후보와 부인이 박병훈 후보 선거사무실 정리 현장을 찾아 박 후보 부인 김덕희씨를 위로하고 있다

더욱이 박병훈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경주시장 공천을 받았다가 중앙권력에 의해 탈취당했고, 또 이번 총선에서도 그랬던 불운(不運)의 정치인이다.

산 자와 죽은 자,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 정치 세계이며, 비정(非情)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는 정치권의 문제인데, 마음이 착찹해지고  가슴이 무겁게 느껴져야 할 이유가 없는 경주시민들은 잔인한 4월의  희생자이자 피해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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