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문학계 초유사태 터져..."동리ㆍ목월 문학상, '상금시비'로 시상식 전격 취소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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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문학계 초유사태 터져..."동리ㆍ목월 문학상, '상금시비'로 시상식 전격 취소돼"
  • 和白新聞(화백신문)
  • 승인 2023.12.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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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리-목월문학상,국내 문학계 최고 권위...상금 규모 1억2000만원
올해 시상식 '전격취소'...주관 측 지난 해 수상자 상금 6000만원 미지급 발단
경주시 등 운영위 기관 사태 수습 분주...한수원 '상금 협찬' 여부 7일 결정낼 듯
이사회,"문학상 선정 과정 투명성 없어"...운영위 "파행,사업회 독단적 운영때문"
지역문학계 "사업회 출발 부터 문제있어...동리-목월 분리해야"
동리목월기념관
문학상 상금 시비 사태로 얼룩져
사) 동리ㆍ목월기념사업회는 지난 2000년12월1일 경주 출신으로 한국 문단의 거봉인 김동리와 박목월의 문화적 업적으로 기리기 위해 동리목월기념관을 건립했다. 하지만 이후 내부 운영 등으로 내홍을 겪어왔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

한국 문학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리-목월상이 ‘상금 시비’에 휘말리는 등 문학계 사상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이로 인해 올해 '시상식'이 ‘전격 취소’ 되는 등 대형 파문일 것으로 예상된다.

동리목월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는 지난 달 14일 ‘동리문학상’(소설) 수상자로 윤순례 소설가를,'목월문학상'(시)에 조창현 시인으로 선정하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시상식을 지난 1일 오후 5시 경주 보문단지 내 더 케이호텔에서 개최키로 했다.

수상자의 수상금은 각각 6000만원이며, 총 1억200만원의 상금은 한수원 측에서 협찬하며,문학상 관련 상금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그런데, 이 시상식이 지난 달 27일 동리목월기념사업회운영위(이하 운영위)에서 전격 취소됐다. 운영위는 경상북도,경주시,경주시의회,한수원,경주문협,유족 2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최대 문학상이면서 최고 상금까지 걸린 이 문학상 시상식의 ‘전격 취소사태’의 발단은 ‘2022 동리문학상’ 수상자 '상금 미지급'에서 비롯됐다.

경주시와 운영위,이사회 등에 따르면 사업회는 지난 해 12월9일 ‘2022 시상식’ 이후 ‘2022 수상자’인 김 모 소설가에게 상금 6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

통상 문학상 상금 수여는  시상식 후 1개월이내 수상자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관측인 사업회에서  수상자 김 씨에게 상금이 지급되지 않자 그는 올 상반기 ‘사업회’를 상대로 ‘상금 지급 이행 청구’ 법적소송을 진행했다.

특히,올 상반기 사업회 '이사회' 측에서도 이 사실을 발견하고 문제를 삼자, 사업회 측에서 지난 7월 김 씨에게 상금을 뒤늦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핵심 관계자 A씨는 상금을 지급하지 않는 사유에 대해, “사업회 통장에 상금 잔고가 남아있어, 상당한 논란이 일었고, 상금을 수상자에게 지급하라"고 촉구했다는 것.

하지만,지난 7월 '상금 지급 시비'는 일단락됐지만, 수상자 김 씨가 사업회 측을 상대로 상금지급 소송과 관련된 비용과 상금 지급 지연에 대한 '추가 소송'을 진행했다는 것.

지난 달 24일 이 소송 1심 판결에서 김 씨가 '승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자 경주시,한수원 등으로 구성된 운영위가 지난 27일 '긴급회의'를 열고 ‘2023 시상식’을 취소하게 됐다.

이와 관련된 후폭풍도 만만찮다.

 이사회는 지난 2일 사업회 회장 한 모씨를 출석시킨 가운데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사태를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 운영위원장인 사업회 회장 한 모씨를 '제척'하고, 임시의장으로 방폐공단 부이사장을 지낸 이 모씨를 선출했다.

그리고 오는 7일 운영위에서 올해 시상식 진행여부에 대해 최종 결정키로 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B 이사는 “한 위원장이 모든 사태를 책임지고 내년 2월 총회까지 이 사태를 마무리한 거취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는 것.

이 문학상 상금 1억2000만원을 '협찬'하는 한수원의 분위기도 심상찮다.

이 논란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4일  “상금 후원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방침을 세웠지만,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고,7일 회의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지역 문학계도 이번 사태를 보는 눈도 따갑다.

지역 문단 관계자 C씨는 “동리목월기념사회에 출범 이후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주류와 비주류간의 갈등 그리고 특정세력의 활개로 오늘에 까지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사업회 회장 한 모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대응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동리목월기념관
경주시 성건동에서 출생한 東里(1913~1995)는 한국 보수문단을 대표한 거목이다.동리는 대한민국이 낳은 위대한 사상가 범부 김정설의 막내 동생이다./동리목월기념사업회

◆ '문학상' 선정 과정 부실

사업회 홈페이지에는 이 문학상 선정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명시했다.

'공동대표'는 사업회장,경주시장,경상북도 도지사,경주시의회 의장,한수원 사장 등이다.

'운영위원회'에는 사업회장이 당연직이고,경주시 문화관광국장,시의회 문화도시위원장,경상북도 문화예술과 과장,한수원 홍보실,경주문협,동리목월 유족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명예로워야 할 문학상 선정과정 부터 투명성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심사위원' 부분이다.

심사위원 추천은 '운영위원'들이 각 분야에서 후보 10여명을 추천하여 주최,주관,후원,협찬기관이 충분한 토의를 거쳐 결정키로 했다.

1차 예심과 2차 예심위원, 본심위원 선정은 운영위원장이 '배수'로 추전하고,운영위원 회의에서 각 운영위원이 운영위원장이 추천한 인사 중에서 비공개로 심사위원을 추천하며,최종 결정은 '운영위원장'이 결정한다는 것.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문학상 선정과 관련된 절차는 단 한번의 '협의'도 없었고,사업회 측에서 독단적을 운영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사회 한 관계자는 “문학상 선정은   심사위원 선정부터  결정까지 사업회 측에서 '전횡'할 구조였고,사무국장이 네 차례 교체되었다” 고 지적했다.

그렇다면,이 대규모 문학상 진행절차가 사업회장의 단 사람에 의해 추진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2023문학상' 수상자 선정에서도 사업회 측은 운영위를 단 한번도 개최하지 않았고,관련된 정보도 경주시 등 운영위 기관들과 협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의회 이진락 문화예술위원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문학상 상금으로 '법적 시비'가 터진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한 사건이자, 문단 거봉에 대한 명예를 실추시킨 것과 같다”고 한탄했다.

/동리목월기념관
경주시 모량리에서 출생한 木月(1915~1978)은 한국 시문학의 대표적 작가이며,조치훈-박두진과 함께 '청록파'로 불린다./동리목월기념관

◆ 동리목월문학관 사태

지난 2000년 초 이 사업회 출범부터 예산 지출,운영과 관련된 논란이 벌어졌다.

핵심관계자가 예산 유용과 관련돼 사법당국에 조사를 받기도 하는 등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 문학관 ‘운영’을 두고도 잡음이 터져 운영-관리기관이  변경되기도 했다.

경주시는 지난 2021년 말 이 문학관 운영-관리를 위해 민간단체 선정 모집공고를 했다.

그런데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제언어문학회'가 경주시로부터 "문학과 관련된 단체로 볼 수 없고,사업 수행 능력 부적합" 등의 이유로 제외됐다.

이에 대해 학회측은 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보전가처분 소송을 내는 등 갈등이 빚어졌다.

이후 경주시는 이 문학관을  '직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동리목월문학제'(보조사업명) 지원된 예산은 경상북도 3000만원,경주시 1억4000만원이며,이와별도로 경주시는 문학상 '시상식 경비'로 4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수원은 지난 2018년부터 상금 1억2000만원을 협찬하고 있다.

동리·목월문학상은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문학상으로 소설가 김동리, 시인 박목월을 기리는 대한민국의 문학상이다.

소설만을 대상으로 한 김동리문학상은 1998년부터 김동리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해서 시상을 했었는데, 제11회(2008년)부터 기존의 김동리문학상을 동리문학상으로, 시 부문 목월문학상을 신설해 함께 시상한다.

일각에서는 동리 목월상에 대한 분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 문단관계자는 "기념사업회 출발 자체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동리와 목월은 분리되어야 하며,새롭게 변모해야 만이 두 문학 거두에 대한 명예를 승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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