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재난지역'에 '트로트' 공연 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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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재난지역'에 '트로트' 공연 이라"
  • 화백신문특별취재팀 기자
  • 승인 2022.09.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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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트로트 페스티벌 경주2022' 17일 경주에서 열려
경북도-경주시, 공연 연기보다 강행 선택 .."피해지역정서 고려 없어"
경주시,시민공연 참가 독려위해 행정력까지 동원
"피해주민 정서 배려보다 주관사 피해 중시" 한 '3류 행정' 빈축나와
피해주민 "피해복구 않고 가수 구경오라고" 맹비난
태풍으로 멍든 農心
農心은 태풍으로 멍들어..."일년 농사가 하루 아침에 쑥대밭되어 버렸는데,가수 공연보러 갈 정신이 어디있노"

태풍 힌남노로 경주ㆍ 포항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8명 사망과 함께 피해금액만 해도 수천억대 이르고 이재민까지 발생했다.

특히,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전 경주ㆍ포항지역 피해현장까지 점검하고 정부차원에서 피해복구를 약속하는 등 심각성이 확인된 상태다.

경주 외곽지역 곳곳은  태풍 '상흔'이 그대로 널부러져 있는 반면 시내 도로변에는 초대형 가수 공연을 알리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어 대조적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와 경주시가 수억대 예산을 지원하는 대형 가수 공연행사가 태풍피해 지역정서와는 전혀 무관하게 추진되고 있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태풍피해 복구에 행정력을 총집중한다"는 경북도와 경주시.

더욱이 경북도는  "재난지원금이 턱 없이 부족하다"며 정부의  추가 지원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게다가 경북도와 경주시는 피해주민들을 위해 "가용재원을 총 동원하겠다"고 큰 소리까지 쳤다.

그렇다면 현재 양기관의 행정 목표는 태풍피해복구에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경주시는 'K-트로트 페스티벌 경주2022' 행사에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하기위해 '신청서'까지 받았다.
경주시는 'K-트로트 페스티벌 경주2022' 행사에 시민들의 참가를 독려하기위해 '신청서'까지 받았다.

 

◑ 불난데 부채질 하는 가수 공연 

대구한국일보는 오는 17일 오후 6시30분부터 경주 황성공원 내 시민운동장에서 'K-트로트 페스티발 경주2022 공연'을 개최한다.

이 행사비는 경북도와 경주시가 지난 추경에서 각각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총 사업비는 6억5000만원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에는 국내 거물급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하며 경주시는 1만5000여 명의 주민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태풍 전에 계획된 행사라서 '연기'할 수 없었고,'위선'의 결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 '위선'이라면 주낙영 시장이 행사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 시장은 추석 명절 연휴에도 관내 태풍피해현장에서 시간을 보냈고, 주민들의 아픔과 상처를 직접 눈으로 봤다. 그러면 주 시장이 이 공연의 개최여부가 '시와 때'가 적절한 지를 알았을 것으로 추측되는데,경주시가 이 행사를 강행했다는 것이다.

경주시는 이 행사 취소 및 연기여부는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 관계자는 "태풍 전에 계획된 행사라서 어쩔 수 없이 강행할 수 밖에 없었고,주관사 측과는 공연 연기 등과 관련된 공문은 발송하지 않았다"는 말을 통해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붕괴위험까지 이른 왕신저수지  현장을 점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붕괴위험까지 이른 왕신저수지 현장을 점검했다.이 현장에는 이철우 경북지사와 주낙영 시장이 동행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경주시의 행태다. 경주지역 주요 도로변에는 이 행사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특히 시민관람객 독려를 위해 일선 읍면동까지 나서 주민들의 '신청서'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관광객 B씨는 "방송에는 경주지역이 태풍피해가 엄청 큰 지역인 줄 알았다. 그런데 국내 최고 유명 가수들이 공연을 한다는 현수막을 보고 놀랐다"고 조소했다.

14일 C 면사무소 내 풍경이다.한 쪽에는 태풍피해 신고 접수 주민들이 몰였고, 또다른 데스크에는 공익요원이 트롯트 공연 참가자 신청서 접수를 받았다. 

D면의 경우 관내 주민들에게 이 행사를 알리는 '문자'까지 발송했고,'이장'이 안내 방송까지 했다. 주민 E씨는 "태풍으로 집이 훼손돼  잔애물 제거로 추석 차례까지 지내지 못했는데 가수 공연한다고 시내로 놀러오라는 안내 방송을 들으니 망연자실했다"며 흥분했다.

주민 F씨는 "경주시가 사람 놀리는 것도 유분수지 무너진 담을 세우지 않고 가수 구경갈 정신이 어디 있노" 라며 목소리를 높혔다.

경북지역 재난대책본부 컨트롤 타워는 경상북도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태풍 힌남노 피해대책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태풍 힌남노 피해대책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로 경북 동해안 지역 핵심도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다. 그러면 경북도는 이 지역에 예정된   행사에 대해  '취소' 또는 '연기' 시키는 행정력을 발동해야  한다. 이와관련 이철우 경북지사는 "재난지원금은 도배도 할 수 없다" 며 현 제도를 거세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경북도가 지난 추경에서 3억원을 지원한  보조사업( 'K-트로트 페스티발 경주2022 공연')에 대해서는  적극 개입하지 않고 수수방관한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주시에서 행사 추진 일정만 보고했고,취소 여부는 경주시가 판단할 부분이다"고 말하고 "행사가 취소될 경우 피해가 클 수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태풍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공연행사가 적정한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시민단체 F씨는 "윤 대통령이 경주, 포항 태풍 피해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그러면, 경북도가 피해지역 주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이 공연을 연기시켜야만 당연하다.더욱이  복구 현장에는 연일 타지 자원봉사자들이 피해복구에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피해성금이 십시일반으로 답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실상과 다른 가수 공연을 경북도와 경주시가 묵인을 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태풍피해 복구현장에서는 주민들이 비오듯 땀을 흘리고 있고,피해가 적은 지역에서는 대형 스피커 소리에 나오는 인기 가수들의 노래소리에 열광하는 장면을 예고한 이 행사.

경주시의회 G 의원은 ”경주시의 재난행정은 태풍피해 주민들의 상흔 달래기보다 행사 취소할 경우 행사 주관사 피해를 더 중요시하는 3류 행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4일 현재 경주지역의 태풍피해액은 440억대 이며,실제 피해액은 이 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경주시도 공공피해시설 등에 대한 '응급복구'만 할 뿐이지, 향후 항구대책이 나올 경우 예산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추석 연휴기간에도 관계공무원,자원봉사자,주민들이 쉬지도 못하고 피해복구에 진땀을 흘렸다. 또한 주택이 침수되거나 파손된 가정에서는 추석 차례도 지내지 못했고,현재에도 오물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수확을 앞둔 농경지는 일손 부족으로 그대로 방치돼 있다.이것이 힌남로가 할퀸 경주 외곽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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