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의료원 '1인시위'...과정과 중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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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의료원 '1인시위'...과정과 중단은
  • 손호영 기자
  • 승인 2021.08.26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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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불만 주민 A씨 , 23일~25일까지 울진군의료원 앞 '손팻말시위' 해
링거주사 빼는 타이밍두고 '고성'오고가
의료원과 군은 '늑장대응'... '진화'에 나선 의회와 경찰
심 의료원장,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보다 친절한 의료원으로 거듭날 터 "
주민 B씨 "군의 실효없는 '친절운동' 이제 그만! "해야
 우중에도 울진의료원의 처사에 손팻말로 항의하는 A씨 / 손호영 기자

울진군의료원의 부실(?) 의료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벌렸던 주민  A씨(북면·69)의 문제가 관계기관의 협조로 일단락됐다.

시위의 발단은 A씨가 지난 20일 이 의료원에서 링거주사를 맞는 과정에 직원과의 단순 충돌에서 비롯됐고, 고성이 오고 가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취재 결과 A씨는 지병이 있는 아내가 집에 혼자있어 빨리 주사를 마친 후 귀가를 하기위해 간호사를 호출했다는 것. 그러나 간호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이 '화근'이 됐고,이를 A씨가 거세게 항의하는 과정에 발생한 설전(舌戰)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 지원으로 부족해진 의료진의 공백으로 인해 진료과정에 오해가 생기게 된 것이었다.

 급기야  A씨는 지난 23일부터 “정당한 진료를 받을 제 권리는 사라지고 제 가슴에는 심한 ‘모멸감’과 ‘수치심’만 남았다” 며 빗속에서 손팻말시위를 했다.

시위가 진행되고서야 의료원 측과 군은 A씨에게 수차례 사과를 하는 등 대화를 시도했으나 A씨는 “진정성이 전혀 없는 사과는 필요 없다”라며 뒤늦은 대화를 모두 거절해왔다.           

이 과정에서 의료원과 군의 대응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끝이 없어 보이던 ‘불통의 시간’은 25일 현장으로 달려온 울진군의회 김정희 부의장과 김창오 의원 그리고  울진경찰서 남상열 정보과장까지 합세하면서  '화해의 시간'으로 끝이 나게 되었다.

시위 중인 A씨를  울진군의회 김정희 부의장(앞)과 울진경찰서 남상열 정보과장이 설득하고 있다.
/ 손호영 기자

이날 현장을 찾은 김 부의장과 남 과장의 끈질긴 설득 끝에 A씨는 시위 중단을 약속했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을 향해 “이곳 울진 의료원은 군민의 생명을 다루는 마지막 보루다. 절실해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다. 입고 있는 옷으로 그리고 외모로 그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지 말아 달라”면서 “말로만 ‘친절,친절’하지 말고 지역민들을 조금만 더 소중히 여겨주고, 조금만 더 친절로 다가와 달라”고 당부를 했다.

현장에 있던 주민 B씨(근남면·47)는 “울진군은 친절을 위해 너무 많은 투자와 강요를 하고 있다. ‘친절 박수, ‘친절 배지’도 있지 않으냐?”며 “하지만 친절은 억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혀 친절하지 않은 울진군은 하루빨리 ‘친절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이날 오후 김 부의장과 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심재욱 의료원장은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면서 “의료원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질책을 가슴에 새겨서 보다 친절한 울진군의료원으로 거듭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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