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무단'으로 다산(多産)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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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무단'으로 다산(多産)한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 윤효중 기자
  • 승인 2021.05.0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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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조롱이' 지난 3월 14일 경주시 도지동 A아파트 아이스박스 입주
3월17일 첫 알 생산 후 다섯개 더 낳아...4월23일~25일까지 모두 부화
집주인 "황조롱이가 준 행운의 선물"

 

 

/정해윤
황조롱이 가족이 정착한 아파트 주민 정 씨는 “황조롱이 가족이 우리 집에 자리를 잡은 만큼 새끼들이 커 둥지를 떠날 때까지 건강하게 머물다 가길 바란다”며, “우리 가족에게는 이번 일이 행운이며 선물이라 황조롱이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제323호 '황조롱이'가 아파트에서 새끼 여섯마리를 출산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다.

 경주시 도지동 A아파트.

이 아파트에 사는 정모씨(57-여)는 지난 3월  14일 거실 창 문에 새 한마리가 자주 출현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 정 씨는 "그 당시 새 이름도 몰랐고 부엉이나 매 정도로만 여겼다"는 것.

3일 후인  17일 텃밭용으로 있었던 아이스박스에 알 한개를 확인하고 평소 집에서 먹던 '초란'으로 여겼다는 것. 

알이 발견된 곳은 에어컨 실외기를 설치하기위한 공간이다 보니 이름 모을 새의 '진출입'이 용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알 5개가 더 발견되고 아이스박스는 새의 둥지가 되면서 한마리가 아닌 '암수'로 무단 출입이 잦았다.

이후 지난 달 23일께 한 마리가 부화되자 집 주인 정씨는 이 새를 사진찍어 평소 조류에 관심이 많았던 경북 영양지역 친구에게 전송해 자문을 구했다. 이 결과 천연기념물 '황조롱이'로 확인됐다.

24일에 이어 25까지 5개 알 모두가 부화되면서 조용하던 집이 새소리가 나는 등 인근 주민들마저 축하했다.

다산 가족 황조롱이
다산 가족 황조롱이

정 씨는 "황조롱이가 긴장하지 않도록 보온재로 바람막이를 설치한 후 매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정 씨는 또 "지난 달 30일까지 6번 째 새끼가 허약해 한 쪽 눈을 뜨지못했는데,강제로 먹이를 먹여 건강을 회복했고 어미가 주는 먹이를 잘 받아 먹고있다"고 말했다. 

현장을 살펴 본 천연기념물 구조대원 이범석 씨는 “황조롱이는 사람의 손길이나 관심이 닿으면 어미새가 둥지를 포기하고 떠날 수 있으니 주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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